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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의 전설을 말하다: 김진우 편
    Team BlueWhelk 인터뷰/전설을 말하다 2020. 6. 10. 20:24

     

    현역 시절 김진우. 그의 상징은 미드필더로선 이색적인 등번호 7번이다.

     

    수원의 전설을 말하다 3:# 김진우 - 수원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선수는 솔직히 말해서 꼽으라면 좀 많다. 머릿속으로 대강 떠오르는 선수만 열 손가락이 모자라다. 그렇지만 오직 수원을 위해서만 헌신한 선수를 꼽으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오늘은 오직 수원을 위해서만 달린 한 남자를 소개하겠다.

     

    1996년부터 2007년,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 구단에서만 활약했었으며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8대 주장으로 선임되었던 구단 최초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우 감독은 이후에도 수원과 연을 이어가며 2011년까지 트레이너나 코치로 활약했었다. 그의 끈질긴(?) 수원 사랑은 아직까지 이어져 최근에 본인이 직접 창단한 FC김해 U-18 구단의 엠블럼마저도 수원 엠블럼을 기반으로 제작했을 정도였다.

     

    Team BlueWhelk(이하 'TBW')는 최근 K리그가 개막하면서, 구단 일로 한창 바쁘기 시작할 김진우 감독에게 양해를 무릅쓰고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걱정과 다르게, 김진우 감독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영광을 빌며'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그럼 곧바로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인터뷰, 지금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요즘 구단 창단으로 이래저래 꽤나 바쁘실 것 같다.

    반갑다. 이렇게 연락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수원에서 창단멤버로, 선수와 지도자 경력을 포함해 17년간 수원과 동행했었다. 올해는 김해에서 고등부 클럽팀을 창단하여 현재 열심히 시즌 준비 중에 있다.

     

     

    코치 시절의 김진우. 현역 못지 않은 열정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사진: 스포츠니어스)

     

     

    많은 팬들이 김진우 선수를 사랑했었다. 가장 멋있는 등번호인 7번도 한 몫을 한 것 같은데, 7번을 달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

    그랬나(웃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뛰었다. 배번은 창단 당시에 각자 선호하는 번호를 써냈었는데 저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선호했던 7번을 써내서 포지션에는 맞지 않지만 7번이라는 번호를 받아 영광스럽게 12년간 7번을 달고 뛰었다(웃음).

     

     

    7번 = 김진우, 김진우 = 7번

     

     

    그럼에도 구단에서는 은퇴식을 열어주지 않았다. 서운한 감정은 없었는지.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을 때에 마지막까지 선수와 지도자로서의 갈림길에서 선수를 그만 두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은퇴식까지는 생각을 못하고 곧장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다만, 이후 은퇴식에 대해 박건하 선배님(현 상하이 선화 코치)과 합동으로 한다는 이야기는 있었는데 결국 여러 사정으로 은퇴식을 하지 못 했다. 팬분들께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려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현역 때 구단 최초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주었었다.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과 현대 축구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가.

    최초는 아니었다. 저 이전에 윤성효 감독님(현 김해시청 감독)께서 계셨고 아주 잘해주셨었다. 선배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 덕분에 저도 3년차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자리 잡았다.

     

    김진우 선수의 이미지는 '살림꾼', '헌신적인 선수', '언성히어로'라는 이미지가 대다수이다. 그리고 '파울은 많았지만 퇴장은 없었던 선수'로도 많이 각인되어 있다. 아시다시피 K리그 역대 최다 파울 부문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편집자: 795개의 파울로 2010년까지만해도 단연 1위였다.) 그런 수비 능력에 비결이라도 있다면 알려달라.

    비결이라기보다는 '생존형'이었던 것 같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운 좋게 자리를 잡았다. 계속 성장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부족한 점들을) 채워나갔다. 또 동료들의 도움도 아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선수 시절에 유럽의 명문 구단인 FC 바르셀로나와 첼시 FC를 상대로 경기를 뛰어보셨는데, 국내 구단들을 상대로 경기했을 때와 다른 점이 있거나 특별히 느낀 것이 있는가?

    헉! 엄청났었다. 말도 안 되는 격차가 있었던 것 같다. 외국팀과 많이 붙어봤지만 역시 최고의 팀은 속도, 파워, 기술, 경기 운영 방식 등 수준이 엄청 났었다. 대단한 영광이었고 최고의 경기 중 하나였다.

     

     

    우르모브의 대포알 결승골로 승리한 수원. 김진우 선수도 같이 뛰었었다.

     

    선수로 활약했을 때, 수원 서포터를 잊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가장 감동 받았을 때도 있었을 것 같다.

    우리 서포터즈는 환상적이다. 창단 첫 해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덕분에 행복했다. 경기가 잘 될 때도, 중요한 경기일 때도, 또 경기를 못해서 질타를 받을 때도 저희는 그 사랑을 알기에 항상 최고였다.

     

    2016년에 부산외대 감독직을 맡았었다. 당시 부산외대는 어땠나? 아무래도 주변에서 약체라는 평가가 있고 현재도 그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당시에 축구 전문 팀이 아니라 동아리 형식의 팀이었다. 잘 만들어가고 싶은 팀이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있지 못했다. 현재는 제가 경기를 본 적이 없고 또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잘 몰라서 이에 코멘트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국내에서 활약 중인 현직 감독이라면 아마 모두가 원하는, 혹은 소지 중인 라이센스일 것 같은데, 혹시 P급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가?

    P급 아직 없다. A급까지 소지 중이다.

     

    현재 수원 감독이 이임생 감독이다. 이임생 감독을 선수, 코치로도 만나봤을 것이다.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의 이임생 감독은 각각 어떤 사람이었나?

    선수로서는 상대팀으로 터프한 수비수임과 동시에, 굉장히 영리한 선수로 기억한다. 코치로서는 막 은퇴를 하고서 맏형님으로서 선수들을 잘 챙겨주시고 선수 편에서 도움을 많이 주는 코치님이었다.

     

    고종수 감독은 선수 시절,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미친 존재'였는가?

    그렇다. 좀 더 어릴 때 수준 높은 곳에서 축구를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둘은 대전에서 지도자로도 함께 활약했다.

     

     

    수원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면, 현재 스쿼드에서 본인과 가장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가 누구라도 생각하는가?

    최성근. 굉장히 적극적이고 근성이 있으면서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지능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현재 수원에 본인과 함께했던 동료 3명을 로스터에 등록할 수 있다면 누구를 등록하고 싶은가?

    샤샤, 고종수, 김영선(편집자: 98~05년까지 수원에서 활약한 수비수)

     

    그렇다면 내친김에 김진우 감독이 뽑는 베스트 일레븐도 선정해 줄 수 있는가.

    샤 샤-나드손-서정원

    고종수-김두현-김남일-조원희

    송종국-김영선-곽희주

    이운재

     

    이 중에서 김진우 감독이 생각하는 '최고의 선수'는 누구였는가? 이 중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고종수. 말해 뭐하는가.

     

    그럼 번외로,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선수나 감독'은 누구였는가?

    역시 고종수. 호흡이라기 보단 이 선수가 있었기에 제가 있을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모두 포함하여,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성장했거나 혹은 그러지 못한 선수는 누가 있었는가.

    권창훈. 직접적으로 함께 한 적은 없지만 중학교 때의 창훈이를 봤었고 수원의 미래로 잘 성장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로 성장했다. 지금보다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진우가 매탄고 코치 시절 직접 스카우터한 수원의 자랑, 권창훈 (사진: MK스포츠)

     

     

    많은 선수들이 원클럽맨의 명예를 얻고 싶어한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되는데, 선수 생활 중 가장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 있었는가?

    공식적으로는 없었다. 있었다 해도, 수원 이외에는 어느 곳도 생각하지 않았다.

     

    답변 감사하다. 마지막 질문들은... 이색 질문이다. 사진빨(?)을 잘 받는 건진 몰라도 중년임에도 불구하고 피부가 많이 고와보인다. 혹시 사용하는 로션이 따로 있는가?

    없다. 아내가 챙겨주는 로션만 바른다.

     

    가수 케이윌을 닮았다는 팬분의 제보가 있는데 혹시 닮았다고 생각되는 연예인이 따로 있는가?

    처음 듣는 이야기다. 예전엔 황정민 닮았다는 이야기를 조금 듣긴 했다.

     

    인터뷰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앞날을 응원해주는 팬분들과 전전긍긍하고 있는 수원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수원 팬분들껜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 현재의 수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고, 앞으로 더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가슴으로 응원하고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파이팅!

     

    근본 넘치는 수원의 '원클럽맨' 김진우 감독과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다소 '아재'의 미(美)가 있었지만, 그랬기에 더욱 친숙하게 편집할 수 있었던 그와의 인터뷰였던 것 같다.

     

    이젠 선수도, 코치도 아닌 감독으로 새로운 축구 인생에 '킥오프' 휘슬을 불게 되었지만 여전히 수원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김진우 감독과 발돋움을 시작한 그의 구단에게 무궁한 발전과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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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Team BlueWhelk = BluaDefio, 수정: Team BlueWhelk = 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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